청개구리 2021. 5. 19. 19:59

                         - 박 영 배

 

 

돌 틈을 비집고

피어오른 들꽃 몇 송이

 

표정 한 켠으로 

못내 감추지 못한 결연함을 읽는다

 

머물 자리 없는 바람

발걸음 소리 멀어지던 밤

잠 못이루며

 

어린 별들은

꽃대를 밀어 올렸을 것이다

죽을 힘으로 바람의 손을 잡았을 것이다 

 

무릇 사랑은

한순간에 어둠을 비집고 들어

숨 한 번 헉 막혀 보는

 

아, 어느 틈에

나의 틈을 내보였을까

 

꽃씨 몇 알

바지춤에 와락 달라붙는다

                                    - 「월간문학」 2021년 5호(vol. 627)

 

[출처] 동아일보(다음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