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방/이창식 시인

바보그림/ 이창식

청개구리 2022. 9. 24. 10:53

바보그림

                                        이 창 식

 

 

바보 산수화 보러 간

봄날, 운보집* 마당 마루에서  

방귀 한 방 터지자

온갖 분재들이 일어서다.

연신 바보하며 자지러지다.

그런데 한 꽃나무만 보지러지다.

운보 방귀냄새 상기 남아

싱거로운 그림되어 말을 건다.

아뿔싸 방귀소리 전혀 듣지 못하고

더구나 천둥소리 눈치채지 못하고

때론 덩달아 마음으로 느끼는 구나.

간혹 방귀도 바보그림으로 듣는구나.

 

* 충북 청주시 운보 김기창 문화재단, 운보미술관

- 시집 눈꽃사원, 2017년.

운보 김기창 화백
미인도(193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