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2020. 7. 9. 09:44

들꽃 

                                   - 함 동 선

 

 

민들레 꽃다지 싱어의 언덕에

나비 날아올 수 있게 길을 내다가

어느 날인가 나비 모르게 된 들꽃

일기 쪽마다

내 떠난 예성강 물 푸느라

손 부르튼 겨울 이야기

길게 누워 있다

가시밭이 아니라

가슴 뛰지 않아서가 아니라

발병이 나 가질 못하는 고향에

우두커니 서 있는 너

바람도 꺾질 말아라

꺾었으면 버리질 말아라

이 마움 종이처럼 야위어도

봄은 기다리지 않는다

 

                                - 시집「연백(延白)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