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방/박영배 시인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박영배

청개구리 2023. 2. 22. 12:36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흩어진 머리칼을 쓸어 올리다

불현듯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쳐 지난 작은 섬 같은 만남이지만

그 눈빛 짙어지는 건

그리움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먼 산 더듬던 눈길을 거두려다

문득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없는 듯 함께 한 시간이지만

그 느낌 뜨거워지는 건

그리움이 깊었기 때문입니다

 

별난 슬픔도 없이 가슴 울컥한 오후

기우는 해걸음을 따라 거닐다가

 

돌아보면 저만치 비켜서는 기억이지만

그예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워 오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 「문학시대」 2023년 신년호  

 

흰어리연(출처: 포토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