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방/성춘복 시인
뻐꾹새 운다/ 성춘복
청개구리
2020. 7. 4. 19:55
뻐꾹새 운다
- 성 춘 복
뻐꾹새 운다
내 꿈의 어둔 층계를 딛고
저녁이면 돌아눕는 산
그 산의 숲 어디서
못 견디게 설운 뻐꾹새 운다
너무도 가난하여
나는 늘 혼자이고
달이 밝지 않아도 외진 골방
인연 따위도 춥다 느끼며
어디서 뻐꾹새 운다
타다 남은 놀 끌어다가
불길 당기고
꽃들은 피었다 시들어
가슴엔 시린 눈발
뻐꾹새 운다
몇 점 별빛은 떠서
내 마음 병으로 깊어가는데
눈물 속 이 적막
오, 사랑이여
나도 산꽃처럼 슬퍼 뻐꾹새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