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奧地)에서
-성 춘 복
오지의
더욱 깊숙한
하늘은 둥글고
해 하나 중천에
떨어질 날이 없지만
빛으로 어두워진
내 눈은
사방이 무너져
황홀을 볼 수가 없다
빛이여
눈이 따가운 언제나의 대낮에
안락의 그림자를 흘려
어두움을 내리고
초라한 옷자락에도
선풍이 일어
고목도
바람의 갈대처럼
흔들게 하라
나그네여
가시일 줄 모르는
빛의 한복판
타오르는 오지에
내가 성장하듯
모든 것을 소생케 하고
빛을 거두어
나의 정원을 떠나게 하라.
-시집 「오지행(奧地行)」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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