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걸까요
꽃비라고 소리칠 때
꽃잎 진 꽃가지에 막 얼굴 돌릴 때
그런 걸까요
눈 맞추지 못하고
날 세워 어깨 기울이지 않는
고집 센 아이처럼
등 뒤로 두 팔 끌어대며
앞서가려는 걸까요
하릴없이 발길 다시 돌릴 거기까지
설핏 가늠할 수 없어
손 내밀면
얼마만큼씩 뒷걸음질 치다가
눈 흘기는 잔파도처럼
그글피쯤 날 꼽아보며 만지작거리는
따북따북 눌러 말린 꽃잎 몇 장
그런 걸까요
마법의 올무 한 올
머리칼 속 귓바퀴에 늘여 놓고
어제 그제
눈빛 훑어 뿌려 놓고.
-「문학시대」 2023.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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