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그림
이 창 식
바보 산수화 보러 간
봄날, 운보집* 마당 마루에서
방귀 한 방 터지자
온갖 분재들이 일어서다.
연신 바보하며 자지러지다.
그런데 한 꽃나무만 보지러지다.
운보 방귀냄새 상기 남아
싱거로운 그림되어 말을 건다.
아뿔싸 방귀소리 전혀 듣지 못하고
더구나 천둥소리 눈치채지 못하고
때론 덩달아 마음으로 느끼는 구나.
간혹 방귀도 바보그림으로 듣는구나.
* 충북 청주시 운보 김기창 문화재단, 운보미술관
- 시집 눈꽃사원,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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