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 박 영 배
돌 틈을 비집고
피어오른 들꽃 몇 송이
표정 한 켠으로
못내 감추지 못한 결연함을 읽는다
머물 자리 없는 바람
발걸음 소리 멀어지던 밤
잠 못이루며
어린 별들은
꽃대를 밀어 올렸을 것이다
죽을 힘으로 바람의 손을 잡았을 것이다
무릇 사랑은
한순간에 어둠을 비집고 들어
숨 한 번 헉 막혀 보는
아, 어느 틈에
나의 틈을 내보였을까
꽃씨 몇 알
바지춤에 와락 달라붙는다.
- 「월간문학」 2021년 5호(vol.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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