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병점*
박 영 배
천안행 전철
차창에 스치는 낯익은 흔적들
‘30년 전통 선짓국’
빨간 벽돌 교회당 문간판 바꿔 달고
제 아비 찾아 나선
작은 아이 하나 보인다
천릿길
어린 가슴 할퀴는
간이역
저 핏빛 노을
노선 잃은 철길에 얹혀
세월의 불친절한 이방인이었을 뿐
내 어디쯤 와 있는가
다시 병점에서
저녁해의
짧은 작별의식처럼
선짓국집 붉은 휘장이 방향 없이
힘차게 나부끼고 있다.
*우희정의 수필 「다시 병점」을 시 형태로 변용하였다.
- 『문학시대』 2022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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