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방/박영배 시인

벤치에 앉아서

청개구리 2020. 10. 22. 16:38

[출처] 포토친구(다음갤러리)

벤치에 앉아서

                                   - 박 영 배

  

 

태양의 미소를 외면해야 한다

이제는 더 차가워져야 한다

 

춤추듯 갈잎들 떨어진다

열매들 바람결에 제 무게를 맡긴다

 

나뭇가지 사이가 휑하다

 

급히 내려온 길

제 머리 위에 걸어 놓고

 

벤치에 내려앉은 잎사귀 하나

더 내려가는 길을 묻는다

 

잡고 있던 자리가 까마득하다.

 

                                         - 시집 술이나 한잔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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