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바람에 날려 여기 화사하게 봄꽃 피었소이 꽃길 달리며 그대를 만나오 언제인가 가로수들 잎 덜어낼 때늦단풍 몸부림을 달래주면서문득문득 그대 생각했었소 태워줄 이도 태워달라는 이도 없는 조수석 문짝이 힘깨나 써야 열리더라고 말수 적던 내 그림자가오늘은 옆자리에 몸 늘이고 앉아서 툭툭 농이나 던지며 이기죽대고 있소 산모롱이 따라 핸들 급히 꺾으면서꽃들 틈에 숨어 낯가리는 그대를 찾소 호숫길이었나 소슬길이었나 캄캄하던 터널 속 겨우 헤어나면서이어지는 꿈길 같은 꽃길에서 그대 언뜻언뜻 곁에 있는 것 같아화르르화르르 꽃잎 흩날리기 전에 나비 바람에 날려 비어있는 자리 그대 옆머리에 꽂아 놓고 싶어 앙증한 꽃가지 하나 부러뜨렸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