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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遠西문학관 가는 길/ 최길하

원서遠西문학관 가는 길 최길하 아버지 등에 업혀등잔처럼 졸던 길 나즈막한 등마루 길 흰구름 앞세운 길 풀벌레 갈피갈피 숨어 얇은 시집 같은 길. 그 길섶 소슬한 바람"훅"끼치는 가을 향기 까무륵 눈이 감겨옛 생각에 잠기면 아직도 먼 서쪽이라고 "서쪽서쪽" 우는 새. 홍시 속에 비치는어렴풋한 감씨처럼 이승도 저승도 아닌산그늘만 설핏한 곳 짐승도 우두커니 서서 바람맛을 보는 곳.

성춘복 시학의 심연/ 박영배

성춘복 시학의 심연 ― ‘그림자놀이’를 위한 몇 개의 주석 박영배(시인 · 문학평론가, 전 세명대 교수) 시작하며어리석음의 미학으로나의 너에 비추어지는엇갈림, 그 침묵의 언어들끝내며 ​ 1. 시작하며​ 긴 겨울밤을 그림자놀이로 즐겁게 보내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등잔불 곁에 다가앉아 번갈아 가며 손과 손목을 움직여 우스꽝스럽거나 신기한 형상의 그림자를 만들어 보이면서 일찍 찾아든 깜깜나라의 따분함과 짜증스러움을 멀리 밀어내곤 하였다. 그림자놀이는 불빛이나 햇빛을 이용하여 그림자를 만들며 즐기는 놀이로 흔히는 누가 실물과 더 근사하게 만드는가를 경쟁하기도 하지만 편을 갈라 어느 편이 더 많이 다채롭게 만드는가를 내기하는 경우가 많다. 편을 갈라 놀이할 때는 한편에서 토끼를 만들면 상..

이창식 시인의 시집 『오징어게임』에 부쳐

이창식 시인의 시집 『오징어게임』에 부쳐  이창식 시인이 신작 시집 『오징어게임』을 상재하였다. 『어머니아리랑』(2011), 『눈꽃 사원』(2017), 『미인폭포』(2021)에 이어 펴낸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이 쉼 없이 탐구해오고 있는 전통문화에 대한 짙은 애정이 엿보인다. 시인은 대학에서 우리의 민속(民俗)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줄곧 시간성을 본질적으로 갖는 역사적 서사에서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하는 스토리텔링 분야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의 시편들에 민속 의식(意識)이 짙게 배어있는 것은 이러한 탐구열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시인은 등단 후 7년 만에 내놓은 첫 시집 『어머니아리랑』에서 불교적 사유와 상상력으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노래하였고, 『눈꽃 사원』을 통해 견고한 향토의식과 무장된 정..

이창식 시인의 시집 『오징어게임』에 부쳐

이창식 시인의 시집 『오징어게임』에 부쳐   이창식 시인이 신작 시집 『오징어게임』을 상재하였다. 『어머니아리랑』(2011), 『눈꽃 사원』(2017), 『미인폭포』(2021)에 이어 펴낸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이 쉼 없이 탐구해오고 있는 전통문화에 대한 짙은 애정이 엿보인다. 시인은 대학에서 우리의 민속(民俗)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줄곧 시간성을 본질적으로 갖는 역사적 서사에서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하는 스토리텔링 분야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의 시편들에 민속 의식(意識)이 짙게 배어있는 것은 이러한 탐구열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시인은 등단 후 7년 만에 내놓은 첫 시집 『어머니아리랑』에서 불교적 사유와 상상력으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노래하였고, 『눈꽃 사원』을 통해 견고한 향토의식과 무장..

교수들이 뽑은 2024년 사자성어

뛸 도(跳), 들보 량(梁), 밟을 발(跋), 뒤따를 호(扈)의 한자로 이뤄진 '도량발호(跳梁跋扈)'의 뜻은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하다'는 뜻을 말한다. '도량발호'는 2024년 12월 2일까지 교수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교수들은 "권력자는 국민의 삶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데 권력을 선용해야 함에도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