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새 운다/ 성춘복 뻐꾹새 운다 - 성 춘 복 뻐꾹새 운다 내 꿈의 어둔 층계를 딛고 저녁이면 돌아눕는 산 그 산의 숲 어디서 못 견디게 설운 뻐꾹새 운다 너무도 가난하여 나는 늘 혼자이고 달이 밝지 않아도 외진 골방 인연 따위도 춥다 느끼며 어디서 뻐꾹새 운다 타다 남은 놀 끌어다가 불길 당기고 꽃들은 피었다 시들어 가슴엔 시린 눈발 뻐꾹새 운다 몇 점 별빛은 떠서 내 마음 병으로 깊어가는데 눈물 속 이 적막 오, 사랑이여 나도 산꽃처럼 슬퍼 뻐꾹새 운다. 시인방/성춘복 시인 202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