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노래/ 성춘복 폭풍의 노래 성 춘 복 바람이었네, 천둥이었네 가슴 깊은 모래펄을 쓸고 가는 가을밤의 폭풍이었네 고목 사이 손을 뻗으면 새 한 마리 슬퍼도 울지 않는 둥지였네 빗소리였네, 어둠이었네 뱃머릴 흔드는 사나운 흐름이었네 곤히 잠들었던 내 출항지 한 방울의 파문으로도 가라앉으려 하네 바람은 없었네, 어둠은 없었네 썰물과 밀물에 들고 날 나의 길은 없었네. 시선집 「폭풍의 노래」2020, 마을 시인방/성춘복 시인 202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