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방/오늘 또 읽는 시

편지/ 김남조

청개구리 2023. 10. 10. 19:57

편지 

                                  


그대만큼  사랑스런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빛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김남조시인, 대학교수 출생 1927년 9월 26일 ,   대구 사망 2023년 10월 10일   (향년 96세) 가족 배우자김세중 학력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데뷔 1950년 연합신문 시 '성숙', '잔상' 등단 경력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시인방 > 오늘 또 읽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월을 풀다/ 김민정(시조시인)  (0) 2024.09.02
눈 내리는 마을/ 오탁번  (2) 2023.10.10
파도 여인숙 외/ 최동호  (0) 2022.11.11
월정리역에서/ 함동선  (0) 2022.11.08
시월/ 나희덕  (0) 202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