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벽/ 임경순 숨은 벽 - 임 경 순 백운대 인수봉 사이 간절함이 숨어 있다 여름 끝 가을 문턱 사이 그리움이 숨어 있다 깊은 계곡 징검돌 사이 망설임이 숨어 있다 갈참나무 졸참나무 사이 긴 포옹이 숨어 있다 칡꽃 달맞이꽃 사이 짧은 입맞춤이 숨어 있다 앙상하기 그지없는 나무뿌리 무엇을 들킨 것인지 심장 속 응어리로 박혀 숨쉴 때마다 결린다 바람에 살점 물어뜯기며 까마득히 숨어 있는 저 벽의 침묵 - 시집 「숨은 벽」 2016 시인방/오늘 또 읽는 시 202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