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방/오늘 또 읽는 시

원서遠西문학관 가는 길/ 최길하

청개구리 2025. 6. 3. 08:03

원서遠西문학관 가는 길

 

                                최길하

 

아버지 등에 업혀

등잔처럼 졸던 길

 

나즈막한 등마루 길  

흰구름 앞세운 길

        

풀벌레 갈피갈피 숨어 얇은 시집 같은 길.

 

그 길섶 소슬한 바람

"훅"끼치는 가을 향기

   

까무륵 눈이 감겨

옛 생각에 잠기면

                

아직도 먼 서쪽이라고 "서쪽서쪽" 우는 새.  

 

홍시 속에 비치는

어렴풋한 감씨처럼   

 

이승도 저승도 아닌

산그늘만 설핏한 곳 

 

짐승도 우두커니 서서 바람맛을 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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