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遠西문학관 가는 길
최길하
아버지 등에 업혀
등잔처럼 졸던 길
나즈막한 등마루 길
흰구름 앞세운 길
풀벌레 갈피갈피 숨어 얇은 시집 같은 길.
그 길섶 소슬한 바람
"훅"끼치는 가을 향기
까무륵 눈이 감겨
옛 생각에 잠기면
아직도 먼 서쪽이라고 "서쪽서쪽" 우는 새.
홍시 속에 비치는
어렴풋한 감씨처럼
이승도 저승도 아닌
산그늘만 설핏한 곳
짐승도 우두커니 서서 바람맛을 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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